천안함 실종자 46명 중 처음으로 숨진 채 발견된 남기훈(36) 상사의 부인 지영신(35)씨가 조용히 흐느꼈다. 지씨는 4일 밤 본지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남편을 잃은 슬픔을 토로했다. 지씨는 “앞으로 우리 아들 셋이 아버지 없이 커 나갈 생각을 하니 몹시 걱정된다”며 “남편이 하늘에서 셋째를 제일 마음에 걸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은 12년 결혼 생활 중 10년6개월 동안 배를 탔어요. 아이 셋을 낳을 때마다 한 번도 옆에 있어 주지 못한 것을 제일 마음 아파했어요.”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적었지만 휴가 때면 산과 바다로 같이 여행을 떠났다. 지씨가 스물세 살 때 인천의 한 노래방에서 우연히 합석했다가 첫눈에 반한 두 사람이었다.
2002년 9월 13일 남기훈 상사가 결혼 4주년을 맞아 부인을 위해 직접 떠 준 십자수.
지씨는 “지금 발견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류에 휩쓸려 갔을 수도 있는데 발견했다는 것 자체가 다행이에요. 다른 유족들도 발견이 돼서 다행이라고 위로를 많이 해줬어요.”
남 상사는 지난 3일 오후 6시10분쯤 천안함 함미 절단면 부근에서 해난구조대(SSU)에 발견돼 4일 오전 평택 2함대 사령부로 옮겨졌다. 남 상사의 목 부위엔 작은 상처가 있었지만 시신 상태는 비교적 깨끗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4년 사통(사격통제장치 책임) 하사로 임관한 남 상사는 2함대 사령관 표창과 22전대장 표창을 받았다. 전자산업기사 등 병기·포술과 관련된 자격증도 10개나 보유하고 있다. 고교 졸업 후 16년을 군에서 근무하면서 딴 자격증이다.
평택=정선언·박정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