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열기 한풀 꺾인 재건축 시장 하락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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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재건축시장 투자열기가 한풀 꺾였다.

올들어 급등하던 서울.경기지역 재건축 아파트 매매값은 잠실 등 5개 저밀도지구를 빼고는 대부분 내림세로 돌아섰다.

매매값은 호가기준으로 이달초에 비해 5백만~1천5백만원 가량 떨어졌다. 거래도 눈에 띄게 줄었다. 값이 너무 오른데다 용적률도 시공사.재건축조합이 기대하는 만큼 높게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

특히 서울시가 최근 3백가구 이상으로 재건축하는 단지(기본계획이 수립된 저밀도지구는 제외)는 모두 지구단위계획을 세워야 하고, 용적률을 2백50% 이하로 제한한다고 발표해 '묻지마 투자' 는 크게 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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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 하락으로 조합원 부담금이 수천만원씩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시공사들도 수익성이 불투명해 재건축사업을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하는 형편에 놓여 골머리를 앓고 있다.

◇ 가격 내림세=중층(10~14층)아파트와 택지지구내 저층 아파트들의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서울 강동구 둔촌.고덕 주공아파트는 올들어 매매값이 가파르게 치솟다가 2주 전부터 내림세로 돌아섰다.

재건축을 하는데 수년이 걸리는데다 용적률마저 줄어들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 청석공인중개사사무소 홍수연 사장은 "지난달말까지만 해도 매매가 활발했으나 이달 들어 매기가 끊기다시피하고 있다" 고 말했다.

시공사가 2백80~2백90%의 용적률을 내건 서초.잠원.청담동 일대 중층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올들어 시공사 선정 붐이 일고 있는 잠원동 일대의 경우 용적률이 계획보다 40% 이상 줄어들면 조합원 부담금이 수천만원씩 늘어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값이 약세로 돌아섰다.

잠원동 정공인중개사사무소 이승렬 실장은 "35평형 소유자가 40평형을 신청할 때의 부담금을 1억3천5백만원으로 예상했으나 용적률이 2백50%로 하락하면 2억원으로까지 늘어날 수 있다" 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고 전했다.

앞으로 지구단위계획을 세워야 하는 재건축 단지와는 달리 이미 용적률이 확정된 ▶잠실 5개 저층단지▶청담.도곡지구.암사.명일지구 등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업추진이 빠르고 2백70% 이상의 용적률을 적용받아 조합원 부담금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단지도 관리처분단계에서 당초 계획보다 조합원 부담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 이제부터는 단기차익을 노린 무리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분석이다.

◇ 서울시 발표=서울시는 지난 17일 이례적으로 "2백80~2백90%의 용적률을 적용한다고 거짓 공약을 하는 시공사가 많아 조합원과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며 "지난 4월 말까지 건축심의를 마치지 않은 재건축 단지 중 3종 주거지역은 2백50% 이하, 2종 주거지역은 2백% 이하의 용적률을 적용받는다" 고 발표했다.

건설업체들이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과장된 용적률로 조합원들을 현혹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성종수.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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