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투데이 보도] 차세대 전쟁터는 사이버 공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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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차세대 전쟁에서 병사들은 탱크를 몰거나 전투기를 조종하지 않는다. 최정예 병사들이 투입되는 곳은 참호가 아닌 고층빌딩의 사무실 한켠이다. 컴퓨터 화면이 승패를 가르는 최전선이다.

미국의 유에스에이 투데이가 그린 미래 전쟁의 모습이다. 이 신문은 19일자 1면에 실린 '사이버공간은 미래의 싸움터' 란 제목의 커버스토리에서 "차세대 전쟁은 컴퓨터를 활용한 '정보전' 이 될 것" 이라고 예측했다.

이 신문은 미국은 물론 북한.러시아.중국.이라크.영국.프랑스.이스라엘 등 세계 20여개국이 이미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들여 정보전을 수행하는 '전력 증강' 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자전의 무기는 바로 컴퓨터다. 주 공격목표는 적국의 군사용 컴퓨터망과 통신망.금융전산망 등 국가 기간시설과 관련된 컴퓨터 네트워크다.

가장 효과적인 공격수단은 컴퓨터 바이러스를 적국의 컴퓨터망 깊숙히 침투시켜 교란시키거나 오작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이같은 사이버 공격에 대비해 군사용 컴퓨터와 위성통신망을 방어하는 데 치중해 왔으나 지난해 가을 우주사령부가 공격용 컴퓨터 무기를 구축 중인 사실이 처음 공개됐다.

미국은 지난 한 해 동안 16억달러(약 2조8천억원)의 예산을 컴퓨터망 방어에 쏟아부었으며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군사전산망 보호에 두고 있다.

미국은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의 공격능력을 경계하고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중국은 1991년 걸프전 이후 재래전에서는 미국을 이길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으며 미국의 컴퓨터망으로 공격력을 집중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는 한 군사분석가의 말을 인용했다.

이 신문은 또 "사이버전쟁은 이미 공상과학소설의 이야기가 아니다" 며 걸프전 때 미군이 강력한 방해전파를 발사해 이라크의 방공컴퓨터를 교란시켰던 사례를 인용했다.

또 99년 코소보 전쟁 때엔 미국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의 은행예금을 빼낼 계획을 세웠다가 법적인 문제를 고려해 포기했다고 전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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