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스] 수출품 값 하락 구매력 떨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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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열심히 물건을 만들어 팔아도 그 값이 떨어지면 만질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 더구나 필요해 사와야 하는 물건 값이 뛰면 그나마 올린 소득이 더욱 줄어든 것으로 느끼게 된다. 이런 상황이 올 1분기 우리 경제에도 나타났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이 지난해 1분기 개당 평균 6.7달러에서 올 1분기 2.8달러로 떨어졌다. 지난해보다 반도체를 2.4배만큼 팔아야 같은 금액의 달러를 벌 수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 등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한 1분기 경제성장률은 3.7%로 추정됐다. 하지만 반도체 등 제품을 수출해 번 미국 달러화로 다른 나라에서 살 수 있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으로 따져보니 1.1% 증가에 그쳤다.

명목 GDP는 생산품의 가격 변동에 관계없이 생산량에 따라 늘거나 줄어들며, 여기에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것이 실질 GDP다. 그런데 명목 GNI는 생산량에 그 시점의 가격을 적용하므로 생산량은 물론 가격에 따라 오르내린다. 또 실질 GNI는 국민이 벌어들인 국민총소득으로 해외시장에서 물품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 수출품 값이 떨어지거나 수입품 값이 오르면 실질 GNI는 줄어든다. 반도체 가격이 크게 하락한 가운데 이를 수출한 돈으로 지난해보다 껑충 뛴 원유를 수입했으니 GNI로 본 체감경기가 나빠진 것이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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