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상선-해군 교신 공개에 국방부 당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국방부는 '영해 통과 6.15 밀약설' 의 의혹이 담긴 우리 함정과 북한 상선의 교신 내용이 공개된 데 대해 당혹해 하고 있다.

14일 국회 국방위에서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이 교신 내용을 읽어가자 김동신(金東信)국방부 장관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동안 국방부가 언론에 공개한 교신 내용은 '김정일 장군이 개척한 항로' 등이고 이런 내용은 없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 "군이 의도적으로 이런 내용을 감췄을 것" 이란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고, 선장이 항해를 계속하려고 얼버무리는 말로 판단했다" 고 말했다.

대신 국방부측은 보안 문제부터 거론하고 있다. 국방위에 나온 金장관도 "군사 3급 비밀인 교신 내용이 유출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군사 보안 유출사건이며 진상을 밝혀 책임을 묻도록 조치를 취하겠다" 고 말했다. "자세한 교신 내용은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게 됐다" 는 말도 했다.

그러나 군 일각에서조차 "북한 상선이 왜 이런 주장을 펴는지에 대해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도 북한 상선(남포2호)의 NLL 침범이 이어지자 더욱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더구나 金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방위에서 "앞으로 북한 선박이 NLL을 침범할 경우 직책을 걸고 무력사용 등 강력히 대처하겠다" 고 밝힌 바 있다. 이 말대로라면 남포2호를 일단 NLL 밖 북쪽으로 밀어내는 '강제 퇴거' 방식을 사용했어야 했다.

김민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