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월드컵 대학생 자원봉사 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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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제행사의 성공을 좌우하는 큰 변수 가운데 하나가 자원봉사자의 확보 여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월드컵 대회에서 가장 크게 활약해야 할 대학생들이 자원봉사에 나서기 어렵게 돼 있다. 월드컵 대회기간이 대학의 학기말 시험 기간과 겹쳐 있기 때문이다.

내년 5월 31일부터 한달간 벌어지는 월드컵 대회의 3분의2 정도 기간 중 대학생들은 시험 공부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공동개최국인 일본에선 7월 중순부터 학기말 고사가 시작되고 국립대학은 방학이 끝난 뒤 9월에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우리보다는 사정이 낫다.

우리도 내년에는 1학기 학사일정을 조정해 많은 대학생이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게 했으면 한다. 1학기를 2월에 시작하거나 수업을 압축해 3학점 짜리 강의를 일주일에 4시간씩 한 뒤 5월 25일께 학기를 끝내고 시험은 7월에 치르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에 여름방학을 하면 또 하나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바로 숙박 문제다. 대학 기숙사를 외국인들에게 개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 인프라를 만끽하고 외국어가 통하는 대학병원도 이용할 수 있다.

스포츠 행사 하나 때문에 모든 대학을 동원하다시피 한다는 것에 대해 너무 심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젊음의 제전인 월드컵 대회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학생들이 자원봉사자 등 주역으로 나서는 것은 극히 자연스런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전세계인이 지켜보는 지구촌 최대의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사회적 자원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

김찬호 연세대 사회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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