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인생 어때요] 의사 2명이 음악회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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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노래 한곡 부르면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져 환자 대하는 마음도 새로워지죠."

대전에서 개업중인 40대 초반 의사 2명이 오는 일요일(18일) 대덕과학문화센터 콘서트홀에서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2인 음악회'를 연다.심우훈(沈愚勳 ·42)심안과의원장과 한경민(韓庚旻 ·42)송촌성모의원장.

"시간 있고 돈 있으면 골프나 치지 중년의 남자들이 웬 청승이냐"는 주위의 비아냥에 대해서는 "산이 좋아 등산하듯 노래가 좋아 배우고 부르는 것 뿐"이라며 일축한다.

이번 음악회를 위해 이들은 5개월째 매주 이틀씩 만나 가곡·오페라 아리아를 연습해왔다.

"처음 오르는 무대라 쑥스럽기도 하고 혼자 10여곡을 부를 자신도 없어 동갑나기끼리 함께 무대에 서기로 한 거죠."

하지만 이들이 부를 레퍼토리를 보면 이미 아마추어 수준은 넘었음을 알 수 있다.테너인 沈씨는 가곡 '그대 창밖에서' ·오페라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바리톤인 韓씨는 가곡 '6월 나비'와 아리아 '오! 카를로 내말 듣게' 등을 부른다.또 듀엣곡은 라 보엠 중 '오! 미미 이젠 돌아오지 않는다'이다.

"중학시절부터 대학 때까지 합창단 활동을 했지만 개업 후에는 한동안 성악을 하지 못했다가 마침 2년전 대전지역 의사들의 음악동호인모임 '의(醫)사랑 음(音)사랑'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레 다시 시작하게 됐죠."

沈씨는 동호회 활동 외에도 이왕 시작한 것 제대로 해보자는 욕심에 2년 전부터 테너 임권묵 교수(목원대)에 사사하고 있다.韓씨는 沈씨의 권유로 바리톤 성악가인 조광행씨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沈씨가 "가르치는 선생님이 음색도 좋고 성량도 풍부하니 내년에는 꼭 독창회를 열라고 한다"며 은근히 실력을 뽐내니까 韓씨가 "그러면 내년엔 각자 해봅시다"라며 말을 받았다.

대전=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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