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호주, 브라질마저 격침 3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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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세계는 브라질 축구를 '삼바축구' 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하지만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참가한 팀엔 '삼바' 만 있고 '축구' 는 없었다.

호주와 브라질의 3, 4위전이 열린 지난 9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

자신의 진영에서 공을 잡은 브라질 선수들은 호주 진영 미드필드까지 질풍처럼 몰려갔다.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그 다음엔 선수도 공도 춤을 췄다.

전.후반 90분 동안 브라질의 슈팅은 17개였다. 그러나 골대를 벗어나거나 호주 슈워처 골키퍼의 정면을 향했다. 반면 전반 5개.후반 2개 등 7개의 슈팅밖에 기록하지 못한 호주는 마지막 슈팅을 골로 연결시켰다. 호주는 세계 최강 프랑스에 이어 브라질까지 1 - 0으로 잡으며 대회 3위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거뒀다.

브라질은 준결승전에서 교체 멤버로 나왔던 밤페타를 포함해 제 마리아.하몬.에드밀손 등 베스트 멤버를 총동원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에 맞선 호주는 주장인 게임 메이커 폴 오콘을 비롯, 브레트 에머튼.케빈 머스캣 등 주전들이 가족 결혼식 참석을 위해 귀국해버리는 바람에 후보들을 대거 기용했다.

전반 초반에 브라질은 투톱인 워싱턴과 알베스가 호주 골문 앞에서 몇 차례의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전반 36분에는 프랑스와의 준결승전에서 절묘한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던 하몬이 비슷한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었지만 호주 골키퍼 슈워처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들어 브라질의 공격은 거세졌다. 브라질은 후반 19분부터 10분 동안 워싱턴.알베스.바티스타로 이어지는 네차례의 파상적인 슈팅을 퍼부었다. 공들은 골문을 빗겨나갔다.

연이은 찬스를 살리지 못한 브라질은 후반 38분 자기 진영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호주의 속공을 반칙으로 끊었다. 프리킥 키커로 나선 호주의 스탠 라자리디스는 오른발로 공을 감아올렸고, 브라질 골문으로 파고든 션 머피가 이마로 방향을 틀었다. 브라질 골네트는 물결처럼 흔들렸고, 두 팔을 뻗은 브라질 골키퍼 디다는 자신의 팔 사이로 빨려들어간 공을 보며 망연자실할 뿐이었다.

울산〓장혜수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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