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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리뷰] '콩글리쉬 클리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콩글리쉬는 바로 저패닝글리쉬의 혈통을 고스란히 이어받았고, 그 나쁜 피에 속하는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표준' 외래어 표기법이다. 영어 표기에 관한 한 우리는 백두산 정기가 아니라 후지산 정기를 받은 백성들이다. "

요즘 영어학습서치고 비교적 점잖은 제목이다 싶었던 생각은 첫장을 넘기며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메시지나 서술방식은 그 어느 책보다 공격적인 것이다.

우리말이 일본말과 달리 영어의 원음을 훨씬 잘 표현할 수 있는 발음과 표기체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장점을 못살리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콩글리쉬' 를 만든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여러 모로 수긍이 간다.

그는 '쉬' 가 원음에 가까운데도 잘못된 표기법 때문에 '잉글리시.콩글리시' 라고 써야하는 것 등 구체적인 예들과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의 '치료법' 이 발음에만 치중한 듯해 아쉽지만, 자신감있는 영어회화를 위한 11가지 요령이라든지 미국인들의 언어습관에 관한 설명 등 유용한 정보가 적지 않은 책이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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