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일본 두꺼운 선수층 "부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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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일본 축구의 두꺼운 선수층이 컨페더레이션스컵을 통해 확실히 드러났다.

일본은 애초 주전 스트라이커 야나기사와 아쓰시(가시마 앤틀러스)와 다카하라 나오히로가 부상으로 빠지고 미드필더 나나미 히로시(이상 주빌로 이와타).나카무라 순스케(요코하마 매리너스)도 제외돼 전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이런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일본은 예선 세경기에서 5득점.무실점의 완벽한 성적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비온 뒤 죽순이 자라듯 뛰어난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속속 등장해 주전들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나가고 있다. 오랜 기간 유소년 축구에 집중 투자한 결실을 하나씩 맺고 있는 것이다.

공격진에는 카메룬전에서 두골을 뽑아내며 깜짝 스타가 된 스즈키 다케유키(가시마)와 모리시마 히로아키(세레소 오사카)가 맹활약했다. 필립 트루시에 감독은 니시자와 아키노리(스페인 에스파뇰)와 나카야마 마사시(주빌로) 등 네명을 세 경기에 고루 투입하며 전술을 시험하는 여유를 보였다.

자연 선수들의 주전 경쟁도 치열해졌다. 붙박이 스트라이커였던 니시자와마저 '자리 보전' 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닛칸스포츠는 6일 '스즈키의 등장으로 니시자와의 주전 자리가 흔들리고 있으며 아예 주전을 빼앗기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 고 보도했다.

미드필드는 오노 신지(우라와 레즈)의 화려한 복귀로 한층 두터워졌다. 개인기가 뛰어난 오노의 가세로 나카타에게 집중됐던 플레이 패턴이 좌우로 분산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부상 중인 나나미.나카무라가 복귀한다 해도 현재로서는 주전 자리를 따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는 골키퍼 가와구치 요시카쓰(요코하마) 대신 브라질전에 나선 쓰즈키 료타(감바 오사카)도 무실점으로 선방해 주목을 받았다.

어느 선수를 내놔도 제몫을 해내는 일본 대표팀의 풍부한 선수층은 아직도 황선홍.홍명보에게 목을 매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부러울 뿐이다.

요코하마〓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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