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수문' 가뭄에 효자노릇 톡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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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가뭄 때 하천이 덜 마르도록 해주는 ‘자동수문’(저수량에 따라 자동적으로 수문이 개폐되는 일종의 가변형 보)이 관심을 끌고 있다.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1999년 자동수문 4개를 설치한 경기도 양주군 회촌읍 신천의 경우 높이 1m 너비 60m씩의 보에 물이 절반이상 남아 논농사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또 올해 봄 충북 괴산군이 괴산읍내 동진천에 설치한 2기의 자동수문도 주변 다른 하천보다 월등히 많은 저수량을 확보하고 있다.

자동수문은 충북발명진흥협회 한상관(44)회장이 1995년 개발한 것으로 가물 땐 물을 가둬 두고 홍수 때는 자동방류하는 일종의 가변형 보(洑)로서 종래의 콘크리트 보의 단점을 거의 완전히 보완한 게 특징.

이 자동수문은 버팀기둥과 유압식 개폐장치가 부착된 강화섬유플라스틱(FRP)판으로 이뤄져 있는데,유량이 많아지면 센서가 설정된 수위를 감지해 수문을 자동으로 열어주도록 설계돼 있다.

콘크리트보와 다른 점은 수문 하단이 열리기 때문에 퇴적물로 인한 저수량 감소나 수질악화를 줄여주고 홍수시에는 수문이 활짝 열려 단위시간당 콘크리트보보다 물 흐름을 2∼3배 늘여준다는 것.

한씨는 자동수문으로 세계 1백50개국에서 발명특허를 획득했으며 지금까지 30개 시 ·군으로부터 주문을 받거나 설치했다.

韓씨는 “자동수문은 홍수시 물흐름을 방해하지 않아 언제고 물을 가둬둘 수 있다”며 “홍수 걱정없이 하천마다 무한정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가뭄대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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