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WAN회장 내정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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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홍석현(洪錫炫) 회장의 세계신문협회(WAN)수석 부회장 선임 및 차기 회장 내정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우선 한국의 언론인이 세계 언론단체의 중심에 서게 된다는 것 자체가 한국 언론의 세계화에 매우 뜻깊은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언론자유 신장이나 공정보도 차원뿐 아니라 언론산업 환경의 선진화 문제에 이르기까지, 한국 언론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변화를 한층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밖에서 한국 언론을 보는 시각도 달라질 게 분명하다.

WAN 회장국으로서 한국 언론은 한 단계 높아진 위상을 인정받을 것이다. 특히 WAN을 유럽과 미국의 언론인들이 주도해온 가운데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중앙일보 洪회장이 이 단체의 회장직에 앉게 됐다는 것은 세계 언론계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일본에 앞서 한국에 회장 자리가 돌아가게 됐다는 점이 주목거리다. 일본은 오래 전부터 재정적으로 WAN 운영에 가장 큰 기여를 해왔다.

WAN측은 그동안 아시아 언론인이 한번도 회장직을 맡지 못한 점에 대해 고심해온 가운데 한국의 洪회장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내정 과정에서 유럽.미국.일본.남미 등 각국 신문협회들도 환영을 표시했다.

한편 국내 언론계와 학계에서는 이번 WAN 총회를 계기로 언론자유 및 공정보도 부문의 국제화 노력이 본격화하길 기대하고 있다.

오택섭(吳澤燮.신문방송학)고려대 교수는 "WAN은 언론의 정도를 걷는 신문 발행인들의 모임" 이라며 "이런 단체의 수장이 국내에서 배출됨으로써 우리나라에서도 국제적 기준에 맞는 언론의 원칙이 정착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아울러 WAN이 언론자유 신장 활동은 물론 '산업으로서의 신문' 에 대한 연구활동과 각종 세미나 개최에도 주력해 온 만큼 국내 언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는 측면에서도 상당한 기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규석(李圭錫)국정홍보처 차장은 "洪회장의 WAN회장 내정은 한국 언론계로서도 크게 명예스러운 일" 이라며 "WAN을 통해 세계 일류 언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신문 제작뿐 아니라 우리 신문업계의 경영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밝혔다.

홍콩=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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