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파노라마] 청담동 야외 카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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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잠시 걷기만 해도 등을 타고 땀이 흐른다.전망좋은 테라스 카페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냉커피의 맛을 음미하고 싶은 계절이다.

요즘 서울 강남구 청담1동 카페 거리는 여름밤을 즐기려는 이들로 북적인다.햇볕이 내리쬐는 한낮에도 파라솔 아래 그늘에 몸을 맞기면 외국의 어느 거리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청담동의 야외 카페에는 여름과의 어울림이 있다.

5일 오전 구불구불한 주택가 언덕길을 더듬어 찾아간 카페 '파가니' . '큰손' 장영자씨 소유였던 고급 단독주택을 개조해 지난해 4월 문을 연 이 곳에는 널찍한 정원과 건물 1층 테라스에 시원한 파라솔과 테이블이 놓여 있다.

바닥에 잔디와 돌을 깔고 감나무 등 여러 나무를 심어놓아 잘 가꾼 가정집 정원 같은 분위기가 난다. 창이 커다란 2층에서는 압구정동과 청담동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카페 주인 유재덕(37)씨는 "밤이면 촛불을 밝힌 야외에서 아메리칸 커피를 즐기는 손님들이 특히 많다" 고 말했다.

패션.예술의 유행을 선도하는 청담동 거리에 정원이나 테라스를 갖춘 카페가 생겨나면서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과 학동네거리, 청담동 네거리를 꼭지점으로 하는 부채꼴 모양의 지역 곳곳에 보물처럼 숨어 있는 이들 카페는 이국적 풍취를 맛보기에 적당한 곳이다.

뉴욕 스타일을 표방한 '74' 는 대로변 외부 공간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아 테라스 카페를 마련했다. 이곳 주변에는 확 트인 야외에 테이블을 내놓은 곳이 많아 자동차와 인파로 넘치는 바깥 풍경을 여유있게 감상할 수 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가정 요리를 내놓는 '안나비니' 는 자연스럽게 꾸며진 정원 공간으로 유명하다. 작은 분수와 갖가지 화초류, 새와 토끼를 기르는 정원 카페에 들어서면 잔칫집에 온 듯하다.

하지만 청담동은 전반적으로 값이 비싼 게 흠이다. 커피값이 7천~1만원선으로 타지역보다 20~30% 비싸다. 또 원래 주택가였던 곳이라 걸어서 찾아다니기에는 불편하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대부분 업소가 대리 주차를 해주기 때문에 수고비 1천원을 준비해야 한다.

회사원 박소현(27.여.서울 서초구 반포동)씨는 "청담동 일대는 다소 가격이 비싸지만 환상적인 야외 공간을 꾸며놓아 손님 접대나 고급스런 도시 문화를 즐겨보고 싶을 때 들를 만하다" 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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