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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미국-러시아 사이 줄타기 외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남아시아의 대국인 인도가 미국과 러시아를 사이에 두고 '실리주의 줄타기 외교' 를 계속하고 있다.

인도는 과거의 우방인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면서 현재 유일 패권국인 미국의 미사일방어(MD)망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동시에 내보이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10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인도 방문 때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선언했지만 지난 5월 초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MD계획에도 지지를 선언, 러시아측을 어리둥절케 했다.

4일에는 자스완트 싱흐 인도 외무장관 겸 국방장관이 모스크바로 날아가 러시아로부터 1백억달러 규모의 첨단무기를 도입키로 합의, 이번엔 미국측의 신경을 자극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러시아로부터 A-50 조기경보기와 장거리 초음속 폭격기인 TU-22M3, 항공모함 등을 구입키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냉전시대 반미.친소 노선을 견지해온 인도의 이같은 발빠른 움직임은 극단적인 실리주의 노선을 걷겠다는 뜻으로 비춰지고 있다.

인도로서는 멀리 있는 미.러보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파키스탄으로부터의 현실적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러시아로부터 40억달러 어치의 무기를 도입, 인도를 위협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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