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일본 외상 미국 비판 파문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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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사진)일본 외상의 잇따른 미국 비판 발언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중국 조이기' 에 나선 미국 정부는 다나카의 '미국 비판.친중(親中)외교 정책' 에 불만을 표시해 미.일 안보전선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다나카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대되고 있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다나카는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무장관회담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를 비판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방일한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과 회담에서 MD계획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시한 데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험담' 하는 발언을 했다.

다나카는 다우너에게 "부시의 정책은 고향인 텍사스 석유업계의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고어가 승리했다면 이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 사실은 다우너가 다음날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매우 놀랐다" 며 밝혀 드러났다.

특히 다우너는 하시모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사실을 미국측에 전달하겠다고 밝혀 일본 정계.외교가를 초조하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민당은 다나카의 방미가 어려워지고 30일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다나카는 그동안 미국 비판 발언을 공식 부인해 와 다우너의 말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4일 보도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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