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대표 "한마디도 안빼고 DJ에 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민주당 김중권 대표는 30일 오후 이재정(李在禎).박인상(朴仁相).김태홍(金泰弘).정장선(鄭長善).임종석(任鍾晳)의원 등 정풍을 주장하는 소장파를 만났다.

그는 중국방문에서 돌아온 29일부터 당내 초.재선들 정풍 움직임의 한가운데서 바람을 맞고 있다. 그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이번 사태의 결말이 달라질 수 있다.

당 관계자는 "金대표는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당내의 광범한 불만을 수렴하면서 다른 일부 의원들이 제기한 당 지도부 책임론의 당사자이기도 한 묘한 입장" 이라고 말했다.

◇ "한마디도 빼지 않고 보고한다" =金대표는 소장파 의원들에게 "워크숍에서 모든 얘기를 해달라" 고 당부하고 "대통령에게 단 한마디도 빼지 않고 보고하겠다" 고 약속했다.

한 참석자는 "金대표가 초.재선들의 문제제기 방식에 대해 섭섭하다는 의사표시는 했지만 민주 정당에서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 전했다.

당 관계자는 "金대표가 6월 1일 대통령과 만날 때에는 분명한 수습안을 제시할 것이며 그것은 특정그룹에 대한 인책론일 수도 있다" 며 "(인책론에 대한)최종판단과 결정은 결국 김대중 대통령이 내릴 것" 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金대표가 대표직을 걸고 쇄신안을 제시해 대통령의 재신임을 묻는 형식으로 상황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고 분석했다.

◇ "변화가 필요하다" =29일 밤 심야 회동을 통해 '여권 수뇌부의 쇄신' 을 요구했던 초.재선 14명은 31일 의원 워크숍이 시작되기 전에 대책모임을 열기로 했다. '쇄신' 의 구체적인 내용을 가다듬기 위해서다. 이 모임에는 29일 심야회동에 빠졌던 의원 서너명이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정.김태홍.정범구 의원은 30일 따로 모였다.

이들은 "국사를 뒷골목 이야기 다루듯 하는 사람들이 쇄신운동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정풍파' 의원들은 "비선조직을 없애고 당이 국정의 중심에 서야 한다" 는 국정운영체계 개선에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인사쇄신의 범위와 대상을 놓고는 저마다 생각이 다르다.

김종혁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