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셰비치 戰犯증거 인멸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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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이 자신의 전쟁범죄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들을 모두 없애도록 지시한 것이 드러났다고 세르비아 경찰 당국이 25일 밝혔다.

밀로셰비치는 유엔의 유고전범재판소(ICTY)에 의해 전범 혐의로 기소된 상태며 현재 유고연방 수도 베오그라드의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외신들은 이번 경찰의 발표가 밀로셰비치를 전범재판소로 인도하라는 미국.유럽연합(EU) 등의 요구를 유고연방이 받아들이기 위한 절차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세르비아 경찰은 이날 "밀로셰비치가 1999년 유고연방군과 경찰의 공격으로 숨진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주민의 시신을 트럭에 실어 다뉴브강에 내던지도록 지시, 최소한 50구 이상의 시신이 버려진 것이 확인됐다" 고 밝혔다.

경찰은 밀로셰비치가 블라지코 수토질지코비치 내무장관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밀로셰비치는 지난 4월 권력 남용 혐의로 세르비아 경찰에 체포됐으며 유고 연방 지도자들은 그를 전범재판소로 인도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해 왔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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