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금요일 주가하락 효과' 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증시가 상승장으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면서 금요일마다 주가가 떨어지는 이른바 '주말효과' (weekend effect)가 자취를 감췄다.

주말효과는 휴일을 중시하는 미국과 유럽에서 두드러진 현상으로, 펀드매니저들이 부담없이 휴일을 즐기기 위해 보유 중인 주식을 금요일에 집중적으로 팔아치워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특히 약세장에서 주말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쉬는 동안 무슨 악재가 터질지 몰라 불안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막무가내로 처분하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주가가 상승세를 타자 금요일에는 주가가 대부분 올랐다. 거래소는 5월 내내 금요일마다 주가가 올랐고 코스닥시장은 4일 중 사흘이 올랐다.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3, 4월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금요일이 다섯번 있었던 3월에는 주가가 내린 금요일이 거래소.코스닥 모두 네번씩이었다.

올들어 21주 동안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은 주로 금요일에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유럽의 주말효과가 전염된 것이다. 기관이 거래소에서 14회나 순매도했고 개인은 13회 순매도했다.

거꾸로 외국인들은 주말효과에 둔감해 금요일에 주식을 순매수하는 경우가 잦았다. 외국인이 거래소에서 순매도한 금요일은 올들어 6회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에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져 기관과 개인이 각각 13, 12회씩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5회밖에 순매도하지 않았다.

증시 관계자는 "이달 들어 주말효과가 사라진 것은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섰고 펀더멘털을 중요시하는 정석 투자가 자리를 잡아가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기초가 탄탄한 주식은 떨어져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만큼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휴일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테마주와 작전주를 보유하고 휴일을 보내기에는 위험이 커 코스닥시장에는 아직 주말효과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닥지수가 85선에서 매물대에 부딪치자 금요일에 테마주의 주가가 시들해지는 양상이 재현되고 있다.

대우증권 신성호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투자자들은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주식을 많이 사들이고 있다" 며 "막연히 미래의 성장가능성만 믿고 투자할 때보다 펀더멘털을 중심으로 정석투자를 할 때 자신감이 생긴다" 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