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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리뷰] '네오 큐네즘과 추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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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34면

주변을 둘러보면 성냥갑 형태의 박스모양 빌딩들이 대부분이다. 이화여대 임석재교수가 펴낸 『네오 모더니즘 Ⅰ, Ⅱ』는 이러한 박스형 육면체 건물들이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모더니즘의 출현과 함께 나타나 우리 도시의 모습을 지배하게 됐고, 또 그런 경향이 네오 모더니즘이란 이름으로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자세히 설명해준다.

임교수는 "육면체는 서양건축에 있어서 모든 종류의 절대주의를 대표하는 기본 조형단위" 라고 전제하고 "르 코르뷔지에, 미스 반 데 로에는 근대기술에 의해 기둥이 모든 구조역할을 떠 맡는 시스템을 발명함으로써 르네상스 이래로 수백년간 계속돼 온 전통적인 구조개념을 뒤집는 새로운 건축방식을 제시했다" 고 설명한다. 즉 기둥이 건물의 무게를 떠맡음으로써 자유로와진 벽체의 위치로 인해 공간분할의 자유를 획득했다는 것이다.

또 건축의 기본형태였던 둔탁한 육면체가 20세기 초 모더니즘의 출현으로 가볍고 투명한 육면체로 변해가는 과정, 40년대 이후 네오 모더니즘의 출현과 함께 변화된 육면체가 다시 분해.해체되어가는 모습이 묘사되고 있다. 이러한 묘사들은 오늘날 우리에게는 당연시 되는 빌딩의 모습이나 공간구성이 어떤 변천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는지 이해하게 해준다.

한편 모더니즘의 건축형태가 사회적 이데올로기를 배경으로 유토피아적인 이상을 기초로 형성됐던데 비해 20세기 말에 떠오르는 네오 모더니즘은 이데올로기적인 부분을 제거해 버리고 형태에서만 모더니즘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는 설명은 사회의 흐름과 비교되는 부분으로 흥미롭다. 건축 전공 관련자를 대상으로 쓴 책이라서 일반인이 읽기에 불편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신혜경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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