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첼보고서' 샤론·아라파트 동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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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워싱턴 AFP=연합, 외신종합]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23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양측의 신뢰 회복을 위한 휴전 선언 등의 내용이 담긴 '미첼 보고서' 의 이행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확답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부시 대통령과 통화한 아라파트 수반과 샤론 총리가 "미첼 보고서의 이행을 위해 우리와 함께 일하는데 동의했다" 고 밝혔다.

조지 미첼 전 미 상원의원이 이끄는 국제조사위원회가 낸 '미첼 보고서' 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 폭력사태의 즉각적인 전면 종식을 요구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팔레스타인측에 테러 관련자들을 즉각 구속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이스라엘에 대해선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즉각 동결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이래 지속돼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분쟁 사태는 새 국면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아라파트와 샤론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유혈사태 해결을 위해 미첼 보고서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부시는 통화에서 중동 폭력사태를 해소할 수 있도록 '기회를 잡을 것' 을 양측 지도자에게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에 대해 이스라엘의 공격을 중단시킬 수 있도록 미국측이 개입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나빌 아부 루데이나 수석보좌관이 전했다.

그는 "아라파트 수반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처한 위험한 상황을 부시 대통령에게 설명했으며, 미국측이 평화중재를 위해 나설 용의가 있음을 확인했다" 고 말했다.

이날 오전 프랑스에 도착한 아라파트 수반은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미첼 보고서 등에 관해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상간 통화와 아라파트.시라크 회담은 미국이 미첼 보고서를 승인, 본격적인 외교 중재에 나서고 이스라엘이 일방적인 휴전을 선언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측 휴전선언에도 불구하고 이날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폭력사태가 계속됐다. 이스라엘 군은 탱크를 앞세우고 가자지구 남부 난민 캠프에서 발포해 어린이 2명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주민 5명이 부상했다고 팔레스타인 의료진과 보안군 관계자들이 전했다.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이스라엘 군이 공세를 멈추지 않고 이날만 세차례 이상 자치지구를 공격했다면서 휴전 선언은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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