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가두행사때 혼잡비용 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토요일에 개최된 도심 행사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일요일 외곽 행사에 비해 9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두행진 등에 따른 교통혼잡 비용은 토요일 오후 시간대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교통 통제를 수반하는 각종 행사를 교통량이 비교적 적은 휴일에 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 도심과 외곽에서 각각 열린 가두행사를 분석한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토요일인 19일 오후 서울역 광장과 종로 일대에서 진행된 '미사일 방어체제(MD)구축 반대' 등 집회의 사회.경제적 손실 비용을 1억8천만원 정도다.

도심 1~2개 차로를 각각 1시간 30분동안 통제한 채 진행한 가두행진으로 발생한 차량 탑승자들의 시간비용 손실이 1억7천7백여만원, 유류 소모량 증가 등 차량 운행비용 손실이 2백20여만원으로 추산됐다. 집회 당시 도심 도로의 평균 속도는 평소(14.5㎞/h)보다 14% 감소한 12.5㎞/h를 기록했다.

시 관계자는 "이는 도심 14개 주요 간선도로에 미친 영향만을 분석한 것" 이라며 "한강 교량이나 외곽에까지 파급되는 정체를 감안하면 손실액은 훨씬 더 클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일요일인 20일 오전 송파구 강동대로~송파대로 구간 등에서 2시간 30분 동안 열린 '마라톤 대회' 의 교통혼잡비용은 2천만원 정도였다. 이 행사의 영향으로 주변 지역의 차량 평균 속도가 11% 가량 감소했다.

두 행사를 단순 비교할 경우 도심 행사의 비용과 영향권이 외곽에 비해 엄청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교통혼잡 비용은 근로자의 월평균 근로 시간과 소득을 이용, 정체로 인한 시간과 소득 낭비분 등을 고려해 계산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주일 가운데 시내 교통량이 가장 많은 시간대가 토요일 오후" 라며 "앞으로 가능한 한 교통을 통제하는 행사를 가급적 억제하고 부득이할 경우 토요일 보다 휴일에 행사를 치르도록 권유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와 함께 일정 규모 이상의 교통통제 행사나 주말 행사 등에 대해서는 교통혼잡 비용을 산출해 발표하기로 했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