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수 장관 경질] "오기인사가 빚은 참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3일 당무회의에서 안동수 법무부 장관의 경질에 대해 "이미 예상했던 결과이자 당연한 조치"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李총재는 "이 정권이 이런 식으로 헤매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고 덧붙였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사태는 김대중 대통령의 오기(傲氣)인사가 빚은 '인사 참사(慘事)' " 라며 "능력과 자질보다 '충성심' 과 '정권 재창출' '효용성' 만을 염두에 둔 DJ 인사방식은 망사(亡事)였음이 드러났다" 고 비난했다.

판사 출신인 이주영(李柱榮)의원은 "金대통령의 인사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 며 "어쨌든 국민의 분노를 삭이고, 법조계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늦었지만 다행" 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安장관 사퇴 파동이 여권 내 권력갈등으로 번질 조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한 당직자는 "누가 安장관을 대통령에게 추천했느냐를 둘러싼 여권 내 책임공방이 표면화하는 것 아니냐" 고 말하고 "金대통령의 판단력을 흐리게 함으로써 집권 후반기 레임덕을 가속화시킨 장본인이 누구든 그냥 덮고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후임으로 임명된 최경원(崔慶元)법무부 장관에 대해 공정한 법집행을 주문했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은 법무부 장관직이기 때문에 崔장관은 본인이 무엇을 해야 하고, 지켜야 할지를 가슴에 새겨 잘 해주길 바란다" 며 "특히 신승남 검찰총장 체제를 보완하기 위한 약체 장관이라는 세간의 인식을 극복하고 장관 본연의 업무를 수행해 줄 것을 당부한다" 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부동산 변칙이전 의혹을 받고 있는 오장섭 건설교통부 장관에게도 화살을 날렸다.

權대변인은 " '권력 나눠먹기' 의 결과인 吳장관이 불법과 편법을 자행한 만큼 그 역시 즉각 해임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