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수씨 역대장관중 최단명 기록 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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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1일 오후 3시 청와대 임명장 수여식→23일 오전 10시 사표 수리' .

그만둔 안동수 법무부 장관의 재임기간이다. 날짜로 따지면 사흘이지만 시간으로는 만 이틀이 못되는 43시간. 역대장관 중 최단명(短命)의 기록을 세웠다. 김대중 대통령이 주재하는 청와대 국무회의(매주 화요일.22일)에는 참석해봤지만 법무부에선 제대로 업무보고도 받지 못한 채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현 정부 들어 지금까지 최단명은 김태정(金泰政)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검찰총장을 거쳐 장관을 맡았지만 옷로비 의혹에 휘말린 데다 진형구(秦炯九) 당시 대검 공안부장의 '파업유도' 발언이 겹친 탓에 취임 16일 만인 1999년 6월 8일 물러났다.

지난해 8월에는 송자(宋梓) 교육부 장관이 이중국적 시비에 이어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재직 중 실권주를 인수한 게 문제돼 24일 만에 물러났다.

손숙(孫淑) 전 환경부 장관은 99년 6월 24일 취임 32일 만에 짐을 쌌다. 러시아에서 연극 공연을 한 후 스폰서격인 전경련에서 2만달러의 '격려금' 을 받아 파문이 일었기 때문이다.

98년 3월 DJ정부 출범의 조각(組閣)때 기용된 주양자(朱良子) 보건복지부 장관은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은 끝에 58일 만에 장관직을 내놓았다.

이밖에 박태준(朴泰俊) 전 총리가 부동산 명의신탁 문제로 4개월 만에 자리를 떠야 했다.

단명의 기록은 김영삼(金泳三)정부 때부터 양산됐다. 93년 3월 조각 11일 만에 박희태(朴熺太)법무(딸 특례입학 시비).박양실(朴孃實)보사(부동산투기 의혹).허재영(許在榮)건설부 장관(재산 형성과정 의혹)등 세명의 장관이 한꺼번에 경질되는 일도 있었다. 단명장관 양산은 정권의 인재풀 고갈로 연결되는 만큼 철저한 사전검증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국정경험이다.

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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