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골적 중국 골탕먹이기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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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과 티베트 망명 정부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방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미국과 중국간의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이들의 활동 허용 범위와 면담 인사들의 지위가 클린턴 행정부 때와 달리 크게 높아져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노골적인 '중국 골탕먹이기' 가 재차 확인되고 있다는 게 중국측의 시각이다.

중미 5개국 순방길에 뉴욕을 경유 중인 陳총통은 22일 숙소인 맨해튼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줄리아니 시장으로부터 '행운의 열쇠' 를 증정받았다. 뉴욕시는 지금까지 공식 외교사절에게만 '행운의 열쇠' 를 전달해 왔다.

또 찰스 랭글.게리 애커맨.다나 로라배처 의원 등 정치인을 만나 비공식 외교활동을 벌였고, 국빈급들이 방문하는 뉴욕증권거래소와 메트로폴리턴 박물관을 미국측의 경호 속에 방문했다.

지난 7일부터 미국을 순회 중인 달라이 라마는 22일 워싱턴에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만나 티베트 문제를 논의하고 티베트 담당 특별조정관인 폴라 도브리안스키 국제정세 담당 차관도 만났다.

그는 특히 중국의 티베트 강점 50주년이 되는 23일엔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어서 중국측을 자극하고 있다.

중국은 23일 마이클 W 머린 베이징 주재 미국 대리대사를 불러 "陳총통의 통과 방문을 허용한 것은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이며,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분리주의자들을 선동하는 행위" 라고 항의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서울=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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