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간 전자상거래 업체 36% 매출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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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내 기업간 전자상거래(B2B)업체의 3분의 1 이상은 매출이 없고, 4분의 3 이상은 적자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http://www.kcci.or.kr)가 야후.네이버 등 국내 굴지 포털 사이트에 등록된 국내 3백53개 B2B 업체를 설문조사한 결과 올들어 매출이 전혀 없는 곳이 36.5%, 적자인 곳이 78.6%에 달했다.

수지를 맞추는 정도라는 곳은 16.6%, 흑자를 내는 곳은 4.8%에 불과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아직 마땅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 기간인 지난 3, 4월 두달간 월 평균 매출이 1억원을 넘어선 곳은 27.1%, 10억원 넘는 곳은 13.5%에 불과해 영세성을 면치 못했다.

B2B업체의 75.4%는 지난해 이후 설립됐으며, 화학(10.4%)분야가 가장 많고 소모품 구매(9%).무역(8.1%).섬유(8.1%).전자(6.8%)순이었다.

이익을 낸다고 밝힌 회사는 한국통신이 운영하는 바이엔조이(종합몰)와 한국셸석유(석유화학).한솔전자(전자).프로라인코리아(컴퓨터)등이었다.

임복순 대한상의 유통사업팀장은 "수익을 내는 곳은 대개 대기업이 뒤를 받쳐주거나 오프라인을 배경으로 한 경우고, 순수 온라인 업체는 물류 등 분야에서 차별화에 성공해 실적을 내고 있다" 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 거래가 온라인에서 이뤄진다는 곳은 32.6%인 반면 온라인은 검색기능 위주이고 진짜 거래는 오프라인에서 이뤄진다는 곳이 45.3%로 나타나 본격적인 B2B 거래가 활성화하려면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현재 경영여건에 비해 향후 전망을 밝게 보는 곳은 많았다. 응답 업체들은 전자상거래가 앞으로 기업간 거래의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며, 올해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평균 8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적자 업체들의 72.3%는 1년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조사대상 업체의 67.9%는 국내 거래만 하고 있으며, 별도의 영문 서비스를 하는 곳은 39.7%에 불과했다. 업체 규모도 자본금 10억원 이하(65.5%), 종업원 50명 이하(82.8%)가 많아 영세성을 면치 못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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