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동반 상승…지수 저항선 상향돌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세계 증시가 동반 상승하며 그동안 상승 시도를 번번이 가로막았던 지수 저항선을 잇따라 돌파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22일 소폭 하락했으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큰 데다 이미 주가 수준도 한 단계 올라간 만큼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하에 따라 세계적인 저금리 상황이 도래하면서 증시에 자금이 몰리기 시작하고, 미.일.유럽의 경기 회복 조짐으로 세계 증시에 안도감이 퍼지고 있는 것이 낙관론의 배경이다.

◇ 주요 저항선 돌파〓21일 미국 나스닥지수는 106.70포인트 오른 2, 305.58을 기록해 저항선인 2, 200대를 뚫었다. 이날 다우지수도 36.18포인트 오르며 11, 300선에 안착했다.

독일의 닥스지수는 이날 6, 249.87로 마감해 6, 200대에 올라섰고, 영국 FTSE-100지수도 5, 941.60으로 6, 000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세계 주요 증시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손에 손을 잡고 저항선을 잇따라 돌파한 것이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가 22일 일시적인 조정국면에 들어갔으나 외국인이 이날 3천억원 이상 순매수하는 등 투자분위기는 좋다" 며 "저항선인 지수 620을 돌파하기 위한 체력 단련" 이라고 분석했다.

◇ 단기 조정, 그러나 상승세 유효〓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증권은 21일 나스닥지수의 급등에 대해 ▶저항선으로 여겨온 2, 250선을 쉽게 뛰어넘었고▶컴퓨터 산업의 재고가 줄어들며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SFB는 미국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으나 기관 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사들이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6월까지 투자심리를 악화시킬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없다는 점이 매수세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CSFB의 포트폴리오 투자전략가인 T.갤빈은 "당분간 기술주와 기초 소재, 경기 관련주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이남우 상무도 22일 '한국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경기는 바닥을 찍었고 주가는 본격 상승 국면의 초기 단계" 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4.0%로 올리고, 경상수지 흑자도 1백19억달러(기존 87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일투신운용 안종현 상무는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증시가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성급하다" 며 "하지만 종합주가지수가 550~620에서 한 단계 올라가 580~700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 이라고 전망했다.

◇ 수출과 반도체 경기가 관건=골드먼삭스증권은 아시아 증시 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출.수입이 나빠져 국내 수요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반도체 가격 하락도 경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1일 북미 현물시장에서 1백28메가SD램(PC133)은 연중 최저인 3.30~3.50달러를 기록해 지난주 말보다 6.21% 하락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의 李상무는 "단기적으로 수출이 나빠질 수 있지만 하반기부터 정부의 경기대책이 내수 확대에 기여할 것" 이라며 "오는 4분기에는 수출도 증가세로 돌아설 것" 이라고 내다봤다.

정재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