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 첫 기차역 이름 놓고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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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천안역이냐,아산역이냐,아니면 제3의 이름?”

지역언론도 아직 ‘경부고속철 첫 기착지’라고만 지칭하고 있는 충남 아산시 배방면 장재리 소재 경부고속철 역사(驛舍)명칭에 대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지난해는 양쪽 시민들간에 감정대립 양상까지 치닫다,장재역으로 하기로 잠정결론이 나면서 잠잠해졌던 문제이다.

이번 논란의 계기는 한국고속철도공단이 지난 19일부터 한달간

홈페이지(http://www.ktx.or.kr)를 통해 역이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

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충남도 지명위원회가 행정 리(里)명에 따라 ‘장재역’을 건교부에 건의했으나 인지도와 어감상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고,천안 ·아산시도 수긍하지 않아 설문조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설문에 예시된 역이름은 아산·천안(또는 신천안) ·아천 ·장재 ·충의 ·수리역등 7개.

이를 놓고 “현실적으로 아산시 인구(18만명)가 천안(43만명)의 절반도 안되는데 결과가 뻔한 것”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양측 시청 인터넷홈페이지에서는 사이버 선거운동(?) 무대로 달아오르고 있다.

“천안시에 비해 인구가 적은 아산시로서는 대단히 불리한 조사이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참가하여 우리 지역 이름을 지켜 냅시다.”(임재룡)

“인접도시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지만 내 집에 남의 문패를 다는 일은 좌시할 수 없다.”(아산시민)

반면 천안시민 鄭모(47)씨는 “전국적인 지명도로 보건대 역명에 천안이 포함되는 것이 옳다”며 “역의 행정소재지만 아산일 뿐 현지주민들의 생활권은 엄연히 천안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金모(37 ·천안 쌍용동)씨는 “타당성이 결여된 이번 조사로 두 도시간 반목만 더 쌓일까 두렵다”며 천안 ·아산 시민단체 토론회를 거쳐 의견을 수렴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지상4층 지하1층(연면적 1만여평)규모의 이 역사는 서울∼대전(1백59km)구간의 2003년 12월 개통에 맞춰 같은해 7월 완공될 예정이다.

천안 ·아산=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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