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추기경회의 개막… 교황 건강문제 논의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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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전세계 가톨릭 교회의 추기경 1백83명 중 1백55명이 참석한 사상 최대의 추기경 회의가 21일 바티칸시티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78년 즉위한 이후 여섯번째로 열린 이번 회의는 교황이 가톨릭 교회의 새 밀레니엄 과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추기경들을 소집하면서 이뤄졌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교황의 극적인 사임 가능성을 보도했지만 교황이 계속해 "나의 '신성한 임무' 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다" 고 강조해왔기 때문에 사임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하지만 올해 81세인 교황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모든 추기경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차기 교황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황 피선 자격이 있는 80세 이하의 추기경 1백34명 중 유력한 후보들은 제이미 루카스 오르테가 알라미노 아바나 대주교와 온두라스의 오스카 안드레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 추기경, 노르베르토 리베라 카레라 멕시코시티 대주교 등 중남미지역 추기경들이다.

그러나 교황청 내부에서는 요한 바오로 2세가 폴란드 출신이어서 차기 교황은 추기경이 가장 많은 이탈리아(2000년 1월 현재 23명)출신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조반니 바티스타 레 대주교와 카를로스 마리아 마르티니 밀라노 대주교, 카밀로 루이니 추기경 등이 물망에 오른다.

그러나 교황선출은 교황의 사망 이후 피선 자격이 있는 모든 추기경들이 교황선거회의(콘클라베)에서 후보자 없이 비밀투표로 하기 때문에 차기교황을 점치기는 현재로선 힘들다.

파리=이훈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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