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미국 질병통제센터 허영주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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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오는 21일부터 초등 2년생부터 고교1년생에게 홍역 예방접종을 일제히 실시한다.

지난해부터 창궐하고 있는 이 전염병을 근절하기 위해서다. 홍역 기술자문을 위해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허영주(許榮株)박사를 만났다.

- 일제 예방접종이 꼭 필요한가.

"홍역은 천연두.소아마비(폴리오)에 이어 지구상에서 완전 퇴치할 수 있는 세번째 전염병이다. 세계 보건 전문가들은 홍역의 완전퇴치 가능성에 대한 해답이 이번에 한국에서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접종이 세계보건학회의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일제히 접종하지 않으면 홍역환자가 올해에만도 40만여명이 발생하고 이중 40명 이상이 숨질 것이라는 예고도 있다. "

- 이번 접종으로 홍역을 뿌리뽑을 수 있다고 보는가.

"큰 불은 잡힐 것 같다. 다만 접종이 성공을 거두려면 훨씬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일본.중국 등 주변국가에서 홍역이 흘러들어오는 것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 "

- 홍역이 월드컵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나.

"그렇다고 본다. 외국인들이 홍역같은 전염병이 집단 발병하는 한국에 여행하고 싶은 생각이 들겠는가. "

- CDC가 양평에서 홍역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하는데.

"집단발병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정밀분석하고 있다. 그래야 차후 홍역을 효율적으로 예방하고 집단발병시에도 신속히 대처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집단발생 이전에 접종된 백신의 효능이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

- 한국에도 CDC 같은 조직이 필요하나.

"외국과 인적.물적 교류가 많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고 본다. 국립보건원의 전문인력을 대폭 늘리고 데이터베이스.네트워크 등을 적극 활용하는 첨단전략을 세워 대처해 나가야 한다. "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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