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더위에 전국 식중독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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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예년보다 이르게 무더위가 닥치면서 식품 위생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강릉의 낮 최고 기온이 기상 관측(5월 중)이래 가장 높은 35.1도까지 치솟는 등 연일 '5월 무더위' 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식중독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또 해수온도가 높아지면서 인체에 치명적인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도 예년보다 1주일 빨리 발령됐다.

기상청은 "21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조금 내리겠지만 예년보다 높은 기온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 이라며 "음식물 관리와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고 말했다.

◇ 식중독 속출〓지난 19일 오후 4시쯤 경북 안동시 풍천면 구담리 모의원 개업 축하연에서 김밥.탕수육.오징어무침 등을 먹은 주민 30여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千모(74.풍천면 구호리)씨는 "점심을 먹고 난 뒤 두세시간 지나자 복통.설사.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났다" 고 말했다. 이들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대부분 귀가했으나 두명은 탈수증세를 보여 입원치료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학교 급식으로 미역국과 돼지갈비찜 등을 먹은 전북 김제시 황산.금구 초등학교와 금구중학교 등의 학생 64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여 전주 기독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http://www.kfda.go.kr)에 따르면 올들어 20일까지 전국에서 모두 1천여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

◇ 패혈증 주의보〓국립보건원(http://www.nih.go.kr)은 전남 남.서해안 바닷물에서 비브리오 패혈증 원인균인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 이 검출됨에 따라 지난 19일 전국에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를 내렸다. 패혈증은 만성 간질환.당뇨병.암.알콜중독자 등 허약체질자가 어패류를 생식할 때 주로 감염된다. 지난해 발병한 16명 중 10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사율이 높다. 증상은 1~2일의 짧은 잠복기를 거쳐 오한.발열.설사.복통.구토 등이 나타나고 피부에 수포.홍반(紅斑) 등이 생긴다.

◇ 때 이른 더위〓20일 강릉지방의 35.1도 외에도 ▶울진 33.9도▶영덕 31.3도▶부여 31.3도▶서울이 28.2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방이 올들어 가장 더웠다.

기상청은 "따뜻한 남서기류의 유입으로 기온이 급상승한데다 동해안 지역은 푄현상 때문에 무더위가 극심했다" 고 밝혔다.

◇ 예방 요령〓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선 ▶가급적 집단급식을 피하고▶주방을 건조하게 유지하며▶조리 후 남은 음식은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한다.

국립보건원 이종구 방역과장은 "특히 어패류는 56도 이상의 열을 가하면 균이 쉽게 파괴되므로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고 말했다.

전국부.사회부

사진=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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