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대표 TK민심 끌기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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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0일 나란히 대구를 찾았다. 두 사람은 이날 열린 대구 월드컵경기장 개막식에 참석했다. 金대표와 李총재의 지방 조우(遭遇)는 올해 들어 네번째.

지난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1일 '부처님 오신날' 조계사 법요식, 지난 3월 30일 성철(性徹)스님 생가 복원식에서 마주쳤다. 金대표와 李총재는 이날 대구.경북(TK)지역 민심공략 경쟁을 벌였다.

우선 金대표는 현지에서 인사할 때마다 "우리 대구" 란 말을 연발했다. 현지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운불연(대구 택시기사 불자연합회) 간부들과는 오찬을 했다.

金대표는 "대구는 한강의 기적과 새마을운동을 일으킨 곳" 이라며 "대구가 국민화합.민족화합에 나서주길 바란다" 고 당부했다.

金대표는 자신이 여권 내 영남권 주자임을 강조하며 "일을 할 수 있도록 고향에서 도와달라" 고 했다.

李총재는 경기장 개막축사를 "사랑하는 대구.경북지역 여러분" 이란 말로 시작했다.

그는 "월드컵을 침체된 대구경제를 살리고 재도약하는 계기로 만들자" 며 "한나라당은 대구월드컵이 성공하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 이라고 다짐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경기장에 들른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 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李총재는 이어 대구.경북지역 위원장들과 만찬을 함께 했다.

양측은 이날 열린 성남 일화와 브라질 산토스팀간의 경기를 앞두고 시축(始蹴)을 누가 하느냐를 둘러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시축은 결국 장애인 채경훈씨가 했다.

이날 민주당은 "金대표의 축사와 시축공 사인 장면은 경기장의 대형 화면에 중계되지 않고 李총재의 축사와 사인은 중계됐다" 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대구=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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