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기관장 '호남 독식' 신경쓰이지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신승남(愼承男)대검 차장이 오는 25일 임기가 끝나는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상태' 라고 20일 여권 고위 관계자가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愼차장의 총장 데뷔가 어떤 모양새가 될지 고민" 이라고 말했다.

"사정기관 지휘부를 호남 출신으로 채운다" 는 지적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사시 9회(목포고-서울대 법대)인 愼차장은 전남 영암 출신.

한나라당이 제기하는 '사정기관 호남 독식(獨食)론' 의 대상은 안정남(安正男.영암)국세청장.이무영(李茂永.전주)경찰청장.신광옥(辛光玉.광주)청와대 민정수석이다. "愼차장이 예정대로 검찰총장이 되면 야당이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질 것" 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여기에다 김정길(金正吉.전남 신안)법무부 장관도 호남 출신이다. 이 때문에 愼차장을 검찰총장으로 기용하면서 金장관을 비호남 인물로 교체하는 방안도 일부에서 제기됐지만 동향(同鄕)이란 이유로 장관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일단 들어간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같은 부처의 장.차관에 동향인이 배치되는 것은 피하고 있지만 같은 장관급인 법무장관과 검찰청장은(동향이어도)상관없다" 고 강조했다.

여러 부담 때문에 한때 愼차장의 '후배 기수 인물' 도 고려했지만 "대법관들이 사시 9회 이상이어서 균형이 필요하다" 는 판단에 따라 이런 생각을 접었다고 한다.

김대중(金大中)(http://www.cwd.go.kr)대통령은 오는 22일 국무회의에 愼차장의 검찰총장 임명건을 올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고위 당직자는 "金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愼차장의 검찰체제를 생각해온 만큼 호남 독식 논란은 검찰의 중립론으로 돌파할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그는 "사정기관을 믿는 사람에게 맡겨 확실히 장악하는 것은 임기 후반기 통치의 기본 행태" 라면서 "과거 노태우.김영삼 정권 때도 비슷했다는 점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느냐" 고 말했다.

김진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