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620 향해 전진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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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종합주가지수가 3개월여 만에 600선을 넘어섰다.

지난 4월 10일 지수 491을 단기바닥으로 600에 도달하기까지 이번 상승장세는 몇가지 특징을 보여줬다. 우선 돌다리를 두드려 건너 듯 조심스런 행보였다. 20~30포인트 단위로 지수가 도약할 때마다 체력보강을 위해 기간조정을 거치는 계단식 상승을 꾀했다. 충분한 휴식과 손바뀜을 거쳤다는 뜻이다.

둘째, 실적과 재료에 충실한 정석 장세였다. 코스닥에서 일부 투기적 움직임을 보였지만, 대세는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특별한 주도주 없이 순환상승이 이뤄져 주도 업종이나 테마를 뒤쫓아가는 부담없이, 소신껏 실적 좋은 종목을 잡은 투자자들이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셋째, 삼성전자.SK텔레콤.한통.한전 등 핵심블루칩이 쉬었다는 점이다. 종합지수 움직임의 46%를 좌우하는 빅5가 길을 비켜줌에 따라 중저가 우량주를 비롯한 다른 '아우' 종목들이 활발하게 각개약진했다.

마지막으로 역시 외국인들의 공로가 컸다. 외국인들은 시장에 유동성을 계속 공급하면서 중가 실적 우량주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런 장세 흐름은 지수가 600을 넘었다 해서 달라질 게 없어 보인다. 이제 시장은 지난해 10월과 올 1월에 돌파하지 못했던 620대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하지만 체력과 주변 상황을 따져 서두름 없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도 악재보다 호재가 눈에 띈다. MSCI신흥시장지수의 한국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외국인 매수세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할 1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예상치를 웃도는 4%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GM은 대우차 인수제안서를 제출할 움직임이다. 종목별 대응을 계속하되 눈높이를 좀 더 낮춰도 괜찮을 것 같다. 그동안 많이 오른 종목들에 비해 실적은 다소 떨어지지만 주가가 덜 올라 가격 메리트가 살아있는 2등, 3등 종목들을 발굴해 보자.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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