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지 "북한 올 최악 기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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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북한이 올해 또다시 대기근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현재 북한의 2천2백여만 인구 중 3분의1 가량이 외국의 식량 지원에 의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가뭄으로 곡물 수확이 크게 줄어 올해에는 이전보다 더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세계식량계획(WFP)은 올해 북한에서 필요한 식량이 4백80만t이지만 곡물 생산량은 3백만t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의 식량원조량은 부족분 1백80만t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약 81만t으로 예상하고 있다. 약 1백만t의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평양에서 외국식량 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모턴 유엔 조정관은 "다음달이면 북한의 식량배급 시스템이 마비될 것" 이라고 예상하고 "북한 정부는 이미 주민들에게 자체적으로 식량 대용품을 찾아 나설 것을 종용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식량난에다 식수난.약품 부족 사태까지 겹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와 함께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지원한 식량이 주민들에게 제대로 배급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보다 한국에서 북한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는 최근 별다른 조건없이 10만t의 식량을 지원키로 했지만 한국에서는 야당과 탈북자 단체 등이 "일방적인 지원은 곤란하다" 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농업과학원 소속 대표단이 최근 2주일 일정으로 미국 남부 조지아주의 고구마.옥수수 농장을 방문, 재배기술을 익히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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