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 "북한 올 최악 기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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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북한이 올해 또 다시 대기근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신문은 현재 북한의 2천2백만 인구 중 약 3분의 1 가량이 외국의 식량 지원에 의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가뭄으로 곡물 수확이 크게 줄어 올해에는 이전보다 더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세계식량계획(WFP)은 올해 북한에서 필요한 식량이 4백80만t이지만 곡물 생산량은 3백만t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의 식량원조량은 부족분 1백80만t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약 81만t으로 예상하고 있다. 약 1백만t의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평양에서 외국식량 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모턴 유엔 조정관은 "다음달이면 북한의 식량배급 시스템이 마비될 것" 이라고 예상하고 "북한 정부는 이미 주민들에게 자체적으로 식량 대용품을 찾아나설 것을 종용하고 있다" 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와 함께 북한에 지원한 식량이 주민들에게 제대로 배급되고 있는지 의구심이 이는 가운데 미국보다 한국에서 북한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최근 별다른 조건없이 10만t의 식량을 지원키로 했지만 한국에서는 야당과 탈북자 단체 등이 "일방적인 지원은 곤란하다" 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북한이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국제기구의 식량 배급 과정에 대한 검증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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