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교사 명예 못지켜드려 죄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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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늘 만큼은 H.O.T..god(인기 연예그룹)보다 선생님을 생각하자. "

'스승의 날' 인 15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http://www.leehc.com)는 서울 전농동 해성여중을 찾았다. 일일교사로서 여학생 8백여명 앞에 섰다.

"얼굴이 하얗고 볼이 빨개 내 별명은 피카추(만화 포켓몬스터 주인공)" 란 우스개로 말을 꺼낸 李총재는 자신의 경험을 섞어 선생님에 대한 존경을 당부했다.

그는 "선생님은 인생을 가르쳐준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란 말도 있는데 선생님의 명예.자존심을 지켜드리지 못해 정치인으로 부끄럽다" 고 말했다.

'왕따'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어릴 적 전학을 자주 다녀 왕따를 많이 당했다. 왕따없는 교실로 가꿔달라" 고 부탁했다. 그리곤 여학교임을 감안, "국회의원.판사 반쯤은 여성이고, 대통령도 여성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고 격려했다.

학생들과 일문일답도 했다.

- 법관.정치인 안됐으면 뭐했나.

"화가가 됐을 거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

- 부인(韓仁玉여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결혼 40년이 됐는데 삶을 같이 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YMCA 전택부(全澤鳧)선생이 '같이 있을 땐 몰랐는데 (부인이)떠난 뒤 천사와 살았구나' 란 생각이 든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 그 말이 안잊혀진다. "

이어 李총재는 교사.학부모들과 도시락을 먹으며 교육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교사의 '자존심' '권위' 란 표현을 자주 쓴 李총재는 "선생님이라 불리는 직종이 교사밖에 없었던 시절의 풍토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고 말했다.

"(현 정권은)교원정년을 65세에서 세살이나 낮춰 교직에 대한 믿음.신뢰를 떨어뜨렸다" 면서 "6월 국회서 환원되도록 노력하겠다" 고 李총재는 다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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