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64.사진)후보가 이끈 중도우파 연합의 승리가 확정됐다. 이로써 지난 1994년 7개월짜리 총리에 그쳤다가 7년 만에 다시 총리직에 도전한 베를루스코니 후보는 제2차 세계대전 후 59번째 내각을 이끌게 됐다.
유럽 각국은 14일 '분노' 에서 '환영' 에 이르는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좌파가 휩쓸고 있는 유럽 각국 정부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우려와 실망이 뒤섞인 것이지만 어쩔 수 없이 이를 인정하는 모습이다.
▶독일=독일의 사민.녹색당 연정(聯政)은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실망스런 표정이 역력하지만 애써 자제하는 모습이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독일 정부는 이탈리아 국민의 결정을 존중하며 전통적으로 긴밀한 양국 협력관계가 계속되길 바란다" 고 짤막히 논평했다.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축하는 어디에도 없다. 브뤼셀의 유럽연합(EU)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한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도 "공식 결과가 나올 때까지 뭐라 말할 수 없다" 며 불편한 심기를 노출했다.
그러나 보수우파 야당인 기민당은 베를루스코니의 승리를 축하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프랑스의 좌파정부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가장 노골적으로 우려와 실망감을 나타냈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유럽문제담당 장관은 "좋은 소식이 아니다" 고 불만을 표시했다. 프랑스의 경제지 라 트리뷴지는 "극우파의 도움으로 베를루스코니가 승리한 것은 유럽에 커다란 후퇴를 의미한다" 고 비판했다.
▶기타=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오스트리아의 우파정부는 친구를 만난 듯 즉각 환영성명을 발표했다.
극우파 정치인인 외르크 하이더는 "유럽에 대한 긍정적 승리" 라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스페인의 호세프 피케 외무장관도 "이제 이탈리아에 안정적인 정부가 들어서길 바란다" 며 환영의사를 표시했다.
베를린=유재식, 파리=이훈범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