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중인 OPEC 의장 차키브 켈릴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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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국제 석유가격 상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미국 등의 석유메이저들 탓이 크다. "

제13회 액화천연가스 국제회의 및 전시회(LNG 13)에 참석하기 위해 차키브 켈릴(59.사진) OPEC의장이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알제리의 에너지.광업 장관인 그는 올해 1년 임기의 OPEC 순번제 의장직을 맡고 있다.

켈릴은 "환경법 등에 묶여 정유시설을 늘리지 못한 미국과 석유에 고율의 세금을 부과하는 유럽이 고유가를 OPEC 탓으로 돌리는 것은 잘못됐다" 고 지적했다.

그는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의 경우 수입가격의 4배에 달하는 세금을 붙여 자국에서 팔고 있으며, 미국 석유 정제회사들은 유럽보다도 6배나 많은 마진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OPEC 회원국들이 떼돈을 번다는 생각은 잘못됐으며, 오히려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운 미국의 대형 정유사들의 이윤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켈릴은 이어 "OPEC은 시장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며 "공급량 조절로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전체 석유수요를 늘려 OPEC의 몫을 키우는 일에 관심이 많다" 고 강조했다.

따라서 석유수요가 정체돼 있는 유럽과 미국보다는 경제 성장과 더불어 수요도 급격히 늘어가는 아시아 시장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알제리간 협력에 대해 그는 "OPEC 회원국이면서도 아프리카의 관문 역할을 하는 알제리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우수한 인력 자원을 연결하면 시너지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알제리 국영 석유회사 소나트락은 현재 SK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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