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침묵하던 외곽포 폭발 … 모비스 V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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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후배 함지훈이 군대 가기 전에 꼭 우승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렇게 되도록 보탬이 돼 주고 싶다.”

모비스 양동근(29·1m81㎝)이 활짝 웃었다. 그동안 부진했던 함지훈(26·1m98㎝)은 양동근의 활약에 자극받은 듯 이번 플레이오프 개인최다득점인 14점을 올렸다.

모비스는 24일 원주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동부를 86-77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2승1패가 된 모비스는 1승만 보태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2차전까지 두 팀은 1승1패로 팽팽했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을 이긴 팀이 챔프전에 진출할 확률은 81%에 이른다.

모비스는 1차전에서 대승을 거둔 후 2차전에서 외곽포가 침묵하는 바람에 졌다. 이날 양동근(11점·8도움)은 자신 있게 3점 슛을 던졌고, 고비에서 천금 같은 3점포 2개를 성공시켰다. 모비스는 2차전에서 3점 슛 21개를 던져 4개만을 넣었지만 이날은 6개(성공률 33.3%)를 꽂아 넣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이 정도만 터져 준다면 4차전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동부의 철벽 지역방어를 깨는 데 앞장섰다. 그는 지역방어의 빈틈을 파고들면서 순식간에 골밑 돌파를 성공시켰다. 4쿼터 중반 동부가 77-69로 8점 차까지 따라붙자 돌파에 파울까지 유도하며 3점을 얻어냈다. 또 애런 헤인즈(21점)와 함께 빠른 공격을 주도하면서 어시스트 8개를 기록했다.

모비스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함지훈(14점·4리바운드)이 살아난 게 큰 수확이었다. 함지훈은 정규리그 때 골밑에서 맹활약했지만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동부 김주성 앞에서 크게 위축된 모습이었다. 함지훈은 1차전에서 5반칙 퇴장당했고, 2차전에서는 6득점에 머물렀다.

그러나 3차전에서는 달랐다. 함지훈은 4쿼터 동부가 추격에 시동을 걸 때마다 알토란 같은 골밑 득점을 성공시켰다.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이 공격에서 좋은 활약을 해준 덕분에 함지훈과 던스턴 등 빅맨들이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양동근은 2006~2007 시즌 정규리그와 챔프전에서 우승한 뒤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바 있다. 함지훈은 “동근이 형처럼 우승하고 입대하고 싶다”고 말한다. 양동근은 “지훈이가 꿈을 이루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면서 “동부를 상대로 준비한 게 많다”고 자신했다. 모비스와 동부의 4차전은 26일 원주에서 열린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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