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범아시아 영화 '아시아우드' 가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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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아시아우드(Asiawood)' . 이는 영화산업에서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아시아 영화계를 할리우드에 빗대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사용한 표현이다.

뉴스위크 최근호(21일자 아시아 태평양판, 한국판은 16일 발매하는 23일자)는 한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영화계가 각국의 경계를 허물고 범아시아 영화권을 형성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내용의 특집기사를 다뤘다. 특히 표지 모델로 '쉬리' 의 여전사 김윤진이 등장, 국내에선 더욱 화제가 될 전망이다.

뉴스위크는 특히 아시아에 불고 있는 합작바람에 주목하고 있다. 태국과 홍콩이 처음으로 공동 제작하는 논지 니미부트르 태국 감독의 '잔다라' , 심혜진을 비롯해 태국.한국.홍콩 배우들이 출연하는 왕자웨이(王家衛)감독의 '2046' , 중국 스타 장쯔이(章子怡)와 미남 스타 정우성이 출연하는 '무사' 등이 뉴스위크가 지목하는 작품들.

이 잡지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범아시아 영화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보편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현상은 직업에서 음식.오락까지 자신들의 울타리를 벗어나 보려는 아시아의 새로운 의욕을 반영하는 것으로, 영화 시장을 아시아권으로 넓히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뿐 아니라 범아시아권 영화를 만들어야 배우의 캐스팅이나 자본 유치도 더 쉬워진다고 언급했다.

뉴스위크가 이 특집에서 가장 비중있게 다룬 영화 중 하나가 올 여름 개봉 예정인 김성수 감독의 '무사' . 이 영화를 아시아 고유의 주제를 다룬 작품으로 분류한 뉴스위크는 김감독의 말을 인용해 작품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한편 이 잡지는 모처럼 부는 합작 바람에 걸림돌이 되는 사례도 놓치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제작된 홍콩 영화 '파이널 로맨스' 가 그런 예. 이 영화에 출연한 한국 배우 김민은 자신의 대사가 촬영 직전에 쓰여졌다는 사실을 알고는 경악했는데, 이는 일본 제작진과 홍콩 감독 사이의 원만하지 못한 의사 소통, 스타일 차이 등에서 비롯된 삐걱거림이었다.

또 합작에선 언어장벽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배우들이 다른 언어를 사용하면 촬영 진행이 더딜 수 있고 더빙을 해야 하는 문제점 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들도 합작이 더욱 가속화하면 큰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아시아 영화관계자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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