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셋에 ‘랑콤’ 모델 된 줄리아 로버츠 “긍정적인 사람이 아름답게 늙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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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줄리아 로버츠(사진). 올해 43살이다. 여전히 할리우드 영화 ‘귀여운 여인’의 이미지로 남아 있는 그녀가 말이다. 이 40대의 귀여운 여인이 올해부터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랑콤'의 모델이 됐다. 랑콤사에서 연락이 왔다. 줄리아 로버츠와 파리에서 저녁식사를 하자고. 마다할 이유가 없어 한걸음에 달려갔다.

프랑스 파리 센 강변에 있는 호텔 드라모네에서 10여 명이 식사를 했다. 랑콤의 신임 사장인 요세프 나비, 세계적인 사진가인 마리오 테스티노, 세계 패션계의 ‘파워 우먼’으로 불리는 프랑스 보그 편집장 카린 로이펠트, 국내 매체로는 본지 기자만 줄리아 로버츠와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다. 그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나왔다. 귀고리도 목걸이도 하지 않았다. 식사하는 내내 곱슬거리는 금발머리를 흔들며 시원한 미소를 보냈다. 그는 이 자리에서 40대가 되어 사는 여인의 삶이 얼마나 즐거운지에 대해 얘기했다. 그녀와 함께 나눈 ‘아름답게 늙어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귀여운 여인이 벌써 마흔 살이 넘었다.

“나이가 드는 건 즐거운 일이다. 예를 들어 지금 화장품 모델로 발탁되고 난 뒤 느끼는 흥분 같은 거다. 같은 기회를 20대에 맞았다면 '당연히 내가 아름다우니까, 내가 최고 배우니까'하면서 별 감흥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이 마흔에 이런 기회가 오니 매우 즐겁다. 40대가 되면서 내 자신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되고 자신감이 생긴다. 그리고 예전에도 경험했던 일들에서 색다른 흥분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게 ‘나이 듦’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광고 촬영 현장에서도 굉장히 즐거워했다고 들었다.

“물론. 꼭 광고를 찍어서가 아니라 정말 이젠 이런 모든 일 하나 하나가 너무 즐겁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영화를 찍는 것은 다른 사람의 여러 면모를 경험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반응을 체험할 수 있으니까. 아이가 어른인 척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내 딸이 항상 그러듯이 말이다. 영화를 찍는 건 돈을 버는 게 목적이다. 그런데 이번 광고 촬영은 40대 여성으로서 나의 여성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기뻤다.”

- 무엇이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하나.

“항상 활기차고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 내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은 모두 이런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피부가 굉장히 곱다. 스킨 케어에 무척 신경을 쓰는 모양이다.

“그저 가볍고 바르기 쉬운 스킨 케어 제품을 쓴다. 자외선 차단제는 꼭 챙겨 바른다. 실내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자외선 차단제만큼은 정말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아이크림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여유가 될 때는 넥크림도 챙겨 바른다.”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지금 자신의 삶에 만족하면서 살라고 권하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가 얼굴에 나타나게 된다. 긍정적인 사람이 아름다운 건 물론이다. 구체적인 미용 팁을 하나 주자면 속눈썹을 잘 말아 올리고 눈썹을 깔끔하게 다듬는 게 중요하다. 눈썹 하나가 의외로 전체적인 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여자라서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인가.

“쇼핑!”

파리=강승민 기자, 사진제공=랑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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