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유전자 스파이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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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국 사법 당국은 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병에 관한 유전자의 치료.연구 소재를 훔쳐 일본으로 가져 간 혐의(경제스파이법 위반 등)로 일본의 유력 연구소 연구원 등 두명을 기소했다.

난치병 치료를 위한 유전자 해독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유전자 연구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는 미국 병원의 연구성과를 일본 연구원들이 빼낸 이번 사건은 큰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하이오주 연방대배심이 기소한 사람은 일본 이화학(理化學)연구소 뇌과학종합연구센터 연구원인 오카모토 다카시(40)와 미 캔자스대 의학대학원 조교수인 세리자와 히로아키(39).

이화학연구소는 문부과학성 산하의 특수법인으로 1917년 설립됐으며 지놈 해석 등 최첨단 유전자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일본 굴지의 연구기관이다.

오카모토는 1998년 1월부터 99년 9월까지 클리블랜드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용으로 개발된 시료와 DNA 샘플 등을 훔쳐 일본으로 가져간 혐의다. 오카모토는 99년 7월까지 2년간 클리블랜드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병 연구의 중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또 세리자와 교수는 오카모토로부터 훔친 물품을 받아 보관하거나 국외로 반출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미 검찰에서 위증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화학연구소측은 10일 "자체 조사 결과 이들이 일본에 유전자샘플을 들여온 적이 없으며 이들을 처벌할 계획도 없다" 고 밝혔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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