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물]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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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북한산 자락의 평창동에는 개성있는 주택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입구에 자리잡은 가나아트센터는 눈길 끄는 조형미로 이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가파른 경사지에 지어진 가나아트센터의 큰길쪽 외벽은 석회석 계열의 환한 아이보리색이 칠해져 상큼하다. 수평성을 강조한 유리창과 지붕 때문에 건물 높이가 실제보다 낮다는 느낌과 함께 안정감을 준다. 창과 지붕 일부에 있는 나무 차양은 건물 밖 목재 계단이나 조경용 소나무들과 잘 어울린다.

이 건물은 크게 전시공간.판매공간.업무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세 공간 사이는 중정(中庭)으로 꾸며 야외 극장과 조각정원을 겸하게 했다.

가나아트센터의 기본 설계는 프랑스의 유명한 건축가인 장 미셸 빌모트가, 실시 설계는 국내 토탈디자인 그룹의 이택열 대표가 담당했다. 빌모트는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가나아트센터를 맡아 조명기구를 직접 디자인하는 등 건물 내부의 치장에도 각별하게 신경을 썼다.

이택열 대표는 "자연 채광과 인공채광을 활용해 공간을 조화롭게 분할하고자 한 빌모트의 의도를 살리는 데 건축의 초점을 맞추었다" 고 설명했다. 또 재료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함으로써 건물 전체의 형태를 자연스럽고 정갈하게 유지하려 했다고 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봉렬(건축과)교수는 "지형의 특성에 걸맞은 세련됨이 살아 있다" 며 "그러나 전시실과 식당.야외극장 등을 이어주는 동선이 공간 구성과 어긋나 있어 아쉽다" 고 지적했다.

신혜경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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