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중국 방문 전격 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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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7일 중국을 극비리에 방문하려 했으나, 갑자기 이를 취소했다고 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9일 밝혔다. 金위원장의 방중 일정 변경은 아들 김정남(金正男)의 일본 밀입국과 중국 추방 사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金위원장이 1주일간의 일정으로 중국의 개방구인 선전(深□)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김정남 문제가 터진 직후 '가기 어렵게 됐다' 는 뜻을 중국측에 외교 경로로 통보한 것으로 안다" 며 "그의 방문에는 아들 김정남도 비공식으로 동행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정남은 일본 당국의 조사과정에서 "평양에 중요한 일정이 있어 7일까지는 평양에 돌아가야 한다" 며 조기 석방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관계자는 "金위원장의 중국방문 일정은 일단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 면서 "그러나 중국식 발전 모델에 관심을 보여온 그가 조만간 방중을 재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강조했다.

金위원장은 지난해 5월 베이징(北京) 방문에 이어 올 1월 상하이(上海)를 방문한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金위원장의 방중 취소사태는 평양측이 김정남 사건을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 이라며 "4월 중으로 점쳐졌던 러시아 방문을 취소한 金위원장이 재차 중국방문을 추진했던 배경도 주목되는 점" 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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