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분당병원 영안실 위치놓고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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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건립 중인 서울대 분당병원이 영안실 위치를 놓고 인근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또 영안실 건축허가를 반려한 성남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정다툼까지 벌이고 있다.

9일 성남시에 따르면 병원측은 1996년 본관 지하에 영안실 건축허가를 받은 뒤 계획을 변경, 지상 1층.지하 2층(1천5백여평)규모의 영안실 건물을 별도로 짓기로 하고 98년 시에 건축허가 변경신청을 했다.

그러자 분당신도시 최고급 빌라촌으로 꼽히는 C빌라 등 인근 1백50가구 주민이 반발하고 나선 데 이어 성남시도 지난해 12월 변경신청서를 반려했다. 영안실 맞은편에 학교 신설 부지가 있고 주민 반발이 심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병원측은 건축허가 반려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수원지법에 냈다.

◇ 주민 반발=주민들은 당초 예정대로 병원 본관 지하에 영안실을 지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병원측이 영안실을 짓겠다는 부지 맞은편에 구미중학교가 신설될 예정이어서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고 주장했다.

또 주택가와 불과 50m 떨어진 곳에 영안실이 들어서면 교통난 등으로 주거환경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지난 4일부터 단지별 반대서명 운동에 들어가는 한편 지역 사회단체 및 학부모 모임 등과 연계해 '영안실 이전설치 저지위원회' 를 발족시키기로 했다.

◇ 서울대병원 입장=병원측은 병원 본관 지하에 영안실이 들어설 경우 주차난이 우려되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영안실 부지를 변경했다.

병원 관계자는 "영안실과 빌라단지 사이에는 산이 가로막혀 있어 서로 전혀 보이지 않는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안실 맞은편에 학교 부지가 있는지는 모르는 일" 이라고 덧붙였다.

94년 착공한 서울대 분당병원은 당초 지난해 개원할 예정이었으나 재원확보 문제로 개원이 2003년 3월로 미뤄졌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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