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중권대표 "동지애로 뭉칠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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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낯선 사람 1백명이 공격하면 아프지 않다. 그러나 친구 한 사람의 비난은 사기를 떨어뜨린다. 지금 여당다운 동지애(同志愛)가 필요하다. "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는 9일 아침 당직자 전원을 지하 대강당으로 불러모았다. 그리곤 '단합' 을 당부했다.

4.26 재.보선 패배와 '개혁 정비론' '여권 지도부 호화골프' 파문에 이어 지도부 인책론까지 불거진 내우외환(內憂外患)의 국면을 추스르려는 행보였다. 당에서 실시한 차기대선 여론조사 내용도 그런 우울한 분위기를 더했다.

金대표는 "그러나 민심은 바위처럼 굳어진 게 아니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문제는 자신감" 이라며 "개인 이익보다 대통령을 위해 살신성인(殺身成仁)한다면 어떤 난국이라도 뚫을 수 있다" 고 강조했다.

최고위원 워크숍(7일)에서 제기된 '개혁 정비론' '국정기조 변화론' 에 대해서도 金대표는 "우리 당은 개혁적 민주정당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개혁의 총수" 라고 선을 그었다.

'지도부 인책론' 대목에 이르러 그의 목소리는 격앙됐다. 전날 조순형(趙舜衡).장영달(張永達)의원 등 10명이 모인 '여의도 정담' 은 "당 지도부가 대통령에게 공천 잘못, 조직 미흡이 재.보선의 패인이라는 민심과 동떨어진 왜곡 보고를 했다" 며 지도부 인책론을 거론했었다.

청와대와 당내 동교동계도 당 분위기 전환 움직임을 지원했다.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과 김옥두(金玉斗)의원 등은 "개혁의 마무리란 지구의 종말에나 할 얘기다. 당내 극소수의 인책론보다 지금은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할 때" 라고 '김중권체제' 에 힘을 실었다.

그렇지만 이런 움직임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는 기다려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의약분업.공교육 문제.체감경제 하락 등 민생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성질이 아니다" 고 말했다.

그는 "인권법 표결(4월 임시국회)에서 드러난 'DJP+α' 의 3당 정책연합 구도의 취약함이 다시 드러나기 전에 시급히 여권의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 고 말했다.

최훈.김정욱 기자

사진=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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