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영화 '엑소시즘'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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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엑소시즘' (원제 Lost Souls.사진)은 '엑소시스트' 를 떠올리게 하는 오컬트 영화다. 오컬트 영화란 초자연적 현상 혹은 환상적인 관점을 다룬 공포영화로 1930년대 이후 고정팬을 확보하며 꾸준히 작품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마야(위노나 라이더)는 악령에 홀린 영혼을 구해내는 엑소시즘 의식을 행하다 의문의 숫자를 해독하는데 성공한다. 그 숫자가 상징하는 이름이 피터 겔슨(벤 채플린). 마야는 범죄심리학자인 피터 겔슨이 세상을 멸망시킬 것임을 직감한다.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로 연거푸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은 야누스 카민스키의 감독 데뷔작으로 이야기의 탄탄함보다는 이미지와 색깔이 지배하는 영화다.

푸른 빛이 도는 흑백화면 속의 피나 인물의 눈 주위에 나타나는 깊은 그늘, 그리고 화면을 지배하는 회색빛 어둠은 관객에게 으스스한 공포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또 감독은 회색.청색 필터를 카메라에 장착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야기 흐름이 단순하고 직선적이어서 조여진 가슴을 오래 붙들어 놓지 못한다.

'뉴욕의 가을' '처음 만나는 자유' 에서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위노나 라이더는 화장기 없는 파리한 얼굴로 보이지 않는 악마의 존재를 느끼는 가녀린 여인으로 열연한다.

멕 라이언이 프루프록 픽처스를 설립, '프렌치 키스' 이후 두번째로 제작한 영화다. 12일 개봉.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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