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클리닉] 뇌막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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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지금부터 가을까진 바이러스성 뇌막염이 많이 일어나는 시기다. 아이가 뇌막염이라는 말을 들으면 보호자들은 대부분 사색이 되면서 '정상으로 자랄 수 있느냐' 고 묻는다.

뇌막염은 뇌를 둘러싼 막이 감염된 병인데 감염이 뇌조직에도 퍼지면 뇌염이 동반된다.

우선 뇌막염은 종류가 다양하며 원인에 따라 질병 경과도 다르다는 점을 알아두자.

가장 흔한 원인이 바이러스며 이중 80%가 장바이러스다. 바이러스성 뇌막염은 대부분 뇌막에만 감염이 국한돼 1주일 정도 증상 치료만 해도 낫기 때문에 보호자에게 '머리 감기' 라는 말을 할 정도다.

하지만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의한 뇌막염은 뇌염을 동반해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안하면 70%가 혼수상태에서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일본뇌염도 뇌염바이러스가 뇌세포까지 침범한 경우인데 12~24개월.6세.12세 때 등 세번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세균성 뇌막염은 주로 첫돌 전 영아에게서 발생한다. 증상이 바이러스성 뇌막염보다 훨씬 심각해 의식에 변화가 잘 오고 경련도 30%에서 나타난다.

가장 흔한 원인이 헤모필루스균인데 다행히 예방접종이 있으므로 필수예방접종은 아니더라도 맞히는 게 안전하다.

접종방법은 제품마다 다르다. 세균성 뇌막염은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를 충분기간 투여해야 후유증 없이 낫는다.

따라서 열.구토.의식변화.경련 등의 증상이 있을 땐 밤이라도 응급실 진료를 받아야 한다.

결핵성 뇌막염은 치료하지 않으면 20일 이내에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또 치료를 늦게 시작해도 후유증이 많이 남는다. 우선 생후 4주 이내에 BCG 예방접종을 받자.

뇌막염은 원인을 알아내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데 이는 척추에서 물을 뽑는 뇌척수액 검사로 가능하다. 뇌압이 많이 상승한 경우가 아니면 검사 자체가 별로 위험하진 않으므로 뇌막염이 의심될 땐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황세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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