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개혁 정비론] 동교동계와 정비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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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개혁 정비론' 이 확산된 바탕에는 현 정권 핵심 인사들의 발언이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 워크숍에서 이 문제가 본격 제기된 것은 동교동계 간판인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이 "개혁이라는 용어를 그만 썼으면 좋겠다" 는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이에 앞서 지난주 범동교동계인 정균환(鄭均桓)총재특보단장은 "개혁작업을 확대하지 말고 지금껏 뿌린 개혁의 씨앗을 잘 추수(秋收)해야 한다" 는 '개혁 추수론' 을 제기했다.

韓위원은 8일에도 기자들을 만나 "개혁이란 단어보다 변화.개선이라는 표현을 쓰자" 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개혁은 급격한 변화를 뜻하는데다 보수에 맞서는 대립개념을 가져 저항감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다" 며 "지지기반 확대를 위해선 부드러운 표현을 쓸 필요가 있다" 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韓위원은 자신의 발언이 '개혁 중단론' 으로 비춰지는 데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영남지역에 가도 'DJ정권마저 개혁에 실패하면 희망이 없다' 는 얘기를 한다" 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개혁정책의 저변(底邊)을 넓히기 위해선 개혁 추진의 새로운 전략적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뜻" 이라면서 "개혁 정비론에는 집권 후반기에 개혁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깔려 있다" 고 말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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