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히딩크 '김씨 많아 헷갈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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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축구대표팀 감독은 한국 생활이 음식보다 말 때문에 힘들다고 말한다.

평소엔 통역을 활용하지만 경기 도중 마음이 급해지면 소리부터 질러야 한다. 이때 사용하는 게 히딩크식 호칭이다.

◇ 대표팀에 '킴' 이 너무 많다.

"킴" 이라고 부르면 10여명이 쳐다본다고 한다. 그래서 히딩크 감독은 김씨들을 별명 또는 이름으로 부른다. 덩치가 큰 김현태 코치는 '빅 킴' , 김대업 주무는 '리틀 킴' 이다.

또 운전기사 김재환씨는 '드라이버 킴' 이다. 김도훈(전북 현대)은 '도훈' , 김병지(포항 스틸러스)는 '병지' , 김용대(연세대)는 '용대' 같은 식이다.

◇ '킴' 만 빼면 성(姓)으로 부른다.

김씨를 빼면 나머지 성씨는 한두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성을 부른다. 설기현(로열 앤트워프)은 '설' , 고종수(수원 삼성)는 '코' 다. 황선홍(가시와 레이솔).송종국(부산 아이콘스)은 '황' '송' 으로 통한다.

◇ 별명이 편하다.

대표팀의 물리치료사 최주영씨를 처음 본 히딩크 감독은 인디언을 연상시키는 얼굴을 보고 두번 생각할 것도 없이 '인디언' 이라는 호칭을 붙여줬다. 또 네덜란드 영사관에 근무하다 언론담당관으로 온 허진씨는 '허' 라고 성만 부르는 게 밋밋해 '벤' 자를 덧붙여 영화 제목처럼 '벤허' 라고 부른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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